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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 문예/나은 김우영작가

황진이/피카소-2

매트메니저 2007. 5. 24. 19:00

ꡐ팜므 파탈ꡑ과 ꡐ옴므 파탈ꡑ


피카소는 아예 드러내 놓고 성적 환상을 표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어렸을 때부터 또한 늙어서는 더욱 더 에로틱한 그림, 아예 음화라고 할 정도의 그림을 그려댔는데, 그 그림에서 그는 자신을 신화 속의 미노타우러스(황소인간, 미노스의 미궁에 갇혔던 반인반수 인간)로 그렸다.

피카소는 아무 때나 음욕을 부리는 사티로스 같은 반인반수 인간을 동경했거나, 진정 꿈꾸었던 것은 능수능란하게 온간 변신을 거듭하면서 여자를 손에 넣는 제우스 같은 위치였을지도 모른다.

황진이를 서구 신화에 비유한다면 어떤 모델일까.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 자유를 꿈꾸는 사냥하는 아르테미스 그리고 지혜로운 여신 아테네를 합한 복합적 모델, 또는 예술을 꿈꾸는 삼미신(三美神, 순결과 사랑과 아름다움)의 총체로 보아야 할까. 황진이는 복합적으로 흥미로운 상징적 존재다.

그러나 결국 이 두 남녀는 팜므 파탈이자 옴므 파탈이었던 것일까(남자의 운명을 파멸에 이르게 한다는 팜므 파탈이라는 말은 그렇게 많이 쓰면서 여자를 파멸로 모는 ꡐ치명적 악한ꡑ이라고 볼 수 있는 옴므 파탈이라는 말은 왜 안 쓰는지 모르겠다. 이 세상에는 팜므 파탈보다 옴므 파탈이 더 많을 터여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피카소는 전형적인 옴므 파탈이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일곱 여자 중 둘이 자살했고 둘이 정신이상에 시달렸으며 하나는 젊어서 갔다. 그렇게 우아하게 헤어진 것 같지도 않고 후덕하거나 의미 있는 후일담이 있지도 않다. 무지막지한 에고이스트의 덫에 걸리면 찢기는 것은 여자일 뿐인가.

황진이가 쳐놓은 덫에 걸린 남자들이 얼마나 찢겼는지에 대한 후일담은 없다. 망신을 당한 지족선사가 유일했을까. 유혹에 넘어간 벽계수는 너그럽게 받아들여졌을 듯도 싶다.

여자의 유혹에 넘어가는 것이 일종의 월계관일 수 있으니 말이다. 상사병으로 죽은 총각이야 제풀에 죽은 것이니 황진이의 치명성을 물을 이유도 없다. 황진이가 팜므 파탈이었던 것은 남자에게 전혀 연연하지 않았던 사실 하나다.

황진이가 그토록 매력적인 것은 남자에게 끌려가지 않았다는 것, 자신이 남자를 선택했다는 것, ꡐ시간이 되면ꡑ 남자를 버릴 줄(떠날 줄) 알았다는 것이다. 이 자체가 ꡐ팜므 파탈의 조건ꡑ인 것임은 분명하다. ꡐ옴므 파탈의 조건ꡑ이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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