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을 치며
새파란 들녘.
가을날 풍요 얘기나 하듯
만면에 미소로 누워 있다.
위뜸 길쭉이와
아래뜸 넙죽이가
농약통 메고 농약 치느라
땀을 뻘뻘 흘린다.
-올 가을 타작혀봐야
경운기 값, 조합 빛 갚으믄
지푸라기만 남을 것이여.
-제기랄 맨날 도루묵이여
진종일 농약 치느라
들녘을 서성인지라
머리가 핑 돈다.
쉴 참 농약통 옆에 놓고
한잔 더 하라며
위뜸 길쭉이
넙죽이에게 권한다.
한 모금 마시던 넙죽이
눈이 휘둥그래지며 소리친다.
-이 사람 술 취혔나
이건 술이 아니라 농약이여 농약.
출처 : 김우영 작가방
글쓴이 : 나은 길벗 원글보기
메모 :
'♡━━ 문학 문예 > 연애,유머,술,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저녁상 윷놀이 (0) | 2006.06.10 |
---|---|
[스크랩] 농약을 치며 (0) | 2006.06.10 |
[스크랩] 허무란 그놈 단단해 (0) | 2006.06.10 |
[스크랩] 테크노피아 축제 (0) | 2006.06.10 |
[스크랩] 둥이 (0) | 2006.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