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옛날 옛적
그야말로 왕대폿잔에
술을 벌컥벌컥 시원스러이
잘 마시며 힘깨나 쓰는
호방한 한 사내.
어느 날
내로라하는 양반들을 초청하여
파아란 한강물 흐르는
마포 나룻가에 앉혀놓고는
술을 마셨더랬지.
정치가한테는 거짓말 잘하는 혀를
사회운동가한테는 위선의 두뇌를
사업가한테는 영민의 허리 졸라매 나온 배를
간신배한테는 오장육부를
왕대폿잔에 풀어 내놓으리고 했지.
그리고
스스로 마시라고 한 거야.
약아빠진 이 양반들
슬슬 눈칠 보며 피하려 들었지.
그러자 덩치 큰 이 사내는 호통을 친 거야.
겁먹은 얼굴로 마시던 이 양반들
피를 토하며 마포 나룻가를
줄줄이 떠났지.
줄줄이........
출처 : 김우영 작가방
글쓴이 : siin7004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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