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영전에**(조시)
시인/송은애
나 살아 생전에
당신께 많은 사랑 받기만 했는데
그 사랑 돌려드릴 기회도 없이
서둘러 길 떠나시오면
뚫린 가슴 허전함에 추위를 느끼고
나 살아 생전에
당신과 나눠먹던
굵은 소금 술술 뿌린 생삼겹
전율을 느끼게 했던 소주 몇잔
말없이 떠나시오면
그 느낌 누구와 나누오리까
자나 깨나 자식 걱정에
명절이면 앞마당 작은 바람소리에도
귀 끝 올리시고
저녁서리 내리는 날이면
당신 마음보다 가슴보다
더 서늘함을 간직하시며
두 눈망울 굴리시던
당신의 그 모습 어디에도 없으니
무엇으로 감당 하오리까
눈물로도 통곡으로도 찾을 수 없는 당신
자주 찾아 뵈옵지 못한
불효를 용서 하소서
가을 낙엽에 소리 없이 우리 곁을 떠난
당신께 애절하게 간절하게
부탁드리오니
부디 편안 하옵소서!
자식들의 안위를 위해
무겁게 올려 놓으셨던 짐
이젠
훌훌 털어 버리시고
고행도
아품도
괴로움도 없는
아름다운 천국에서
부디 편안 하옵소서!
가시는 그길 그길에
들국화 만발하여
축복하오니
부디 편안하옵소서
당신의 그 모습
영원히 기억하오리다
영원히
영원히 가슴에 새기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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