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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 문예/나은 김우영작가

그니와 이별-102

매트메니저 2007. 5. 24. 19:09

2. 그니와 이별


그류는 진로집에서 쌉쌀한 소주를 목구멍으로부터 넘겼다. 어젯밤 대흥가든 환영회에서 많이 마신 탓인지 머리가 아프다. 쓰린 속을 풀기 위해서 얼굴을 찡그리며 술잔을 비웠다.

최근 동남아 일대 행사를 마치고 고향 대흥동으로 귀향한지 한 달여 되었다. 그간 어떻게 하면 대흥동을 문화예술이 살아 숨쉬는 고장으로 만들까 노심초사하며 대흥동 일대를 돌아다녔다.

술을 마시며 몇 년 전의 일을 생각했다. 그류는 대흥동 목척교 근처에 있는 ‘시루봉’이란 음악카페에서 디스그 쟈키(Disc jockey)를 했었다. 본디 팝송을 좋아하였고 마땅히 할 일도 없어서 선배의 소개로 이른바 디제이(D.J/ 판돌이)생활을 했었다.

시루봉이란 음악카페에는 대전지역의 화가와 시인, 소설가, 조각가, 음악가들이 자주와 음악을 듣곤했다. 밤 11시가 거의 되어 끝이나면 이들은 근처 술집으로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몰려가 술을 마셨다.

술자리에서 인생과 낭만, 세상, 문학을 논하곤 했다. 그리고 여인과 사랑을 얘기하곤 했다.

이곳에서 그류는 시루봉 운영자였던 ‘그니’와 만나 사랑을 나누었다. 둘만의 열열한 그런 사랑이 종막을 넘어갈 즈음 그니는 카페 시루봉 카페를 정리하고 프랑스로 미술 유학길에 올랐다.

한국을 떠나기 전 그류는 그니와 보문호텔 201호실에 밤새 이별의 사랑잔치를 벌였다.

“내 사랑 그니야, 이제 가면 언제오나. . . . . .?”

“. . . . . . 글쎄 아예 프랑스에 가면 안돌아올까 해. 아쉬움이 있다면 그류가 보고싶은 뿐. . . . . .  ”

“오, 내 사랑 그니여 . . . . . .  ”

밤이 깊을 무렵 둘이는 침대위에서 껴안았다. 서로 몸을 깊게 껴안고 입술을 찾았다. 너무도 사랑을 한 탓에 몸과 마음이 깊을 수 밖에 없었다.

사랑은 헌신에 의한 배려라고 했던가! 그류가 그니를 껴안고 격한 신음을 했다. 둘이는 곧 넘어갈 듯 헉헉 대는 숨소리, 짓눌리는 육체와의 뒤엉킨 결합의 부딛침 소리, 끙끙 거리다가는 흐흐흑 거리는 흐느낌, 그러다가는 다시 살과 육신이 합쳐지는 소리, 그리고는 다시 백조가 호숫가를 거닐 듯 조용히 미끄러져 내려가는 숨소리가 들리는 듯 하더니만 다시 갑자기 폭포수 같은 우뢰소리, 호랑이가 표호하는 듯 울부짓 듯한 절정의 소리가 보문산 시루봉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류는 시루봉에서 DJ시절 음악을 끝내는 라스트 타임에는 늘 'The Bee Gees'의 불후의 명곡 ‘Dont  forget to remember'를 틀었다.  이 노래가 나오면 뮤직박스의 그류와 카운터에 앉아있는 그니와 눈을 찡긋 윙크를 보내며 콧노래를 함께 부르곤 했다.


‘Oh my heart won't believe that you have left me.

I keep telling myself that it's true.

I can get over anything you want, my love,

but I can't get myself over you . . . . . .

                                                  (다음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