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역발상의 아름다움
그류는 아침 조간을 펼쳤다. ‘중구 100세 이상 어른 10명 초대 웃음의 잔치’ 라는 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내용인즉, 관내에는 100세 이상의 어른이 10분이 거주한단다. 이 분들을 초청 식사를 대접하고 큰 절을 올리며 선물을 대접한다는 것이다. 마침 노인문제에 관심이 많은 슝 교수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늘 중구 이절로 청장이 100세 이상의 어른들을 초청하여 행사를 한다는데 같이 갑시다.”
“예 교수님 저도 지금 신문을 보고 있어요. 이따가 함께 가지요.”
오전 11시 그류는 집을 나섰다. 행사장은 안영동의 장수마을이었다. 산성동 로터리를 지나 안영동을 향하는 버스는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길가의 가로수 잎새에는 파롯파롯 새싹이 돋고 있었다. 계절은 바야흐로 힘찬 초봄을 준비하고 있었다.
버스는 안영동 굴길을 앞두고 좌회전하자, 오른쪽 냇가에는 뿌리공원에서 맑은 물이 졸졸졸 흐르고 있었다. 따듯한 봄기운과 함께 안영동 주변은 약동의 기운으로 꿈틀대고 있었다.
장수마을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로 붐비었다. 노인 어른의 가슴에 꽃을 꽂아주며 부축하고 장수마을 ‘100세 놀이마당 강당’에 들어가는 모습들이 정겹게 느껴졌다. 강당 입구에서 그류는 의외의 광경을 보았다.
“아니 이절로 청장님이 행사장 문지기를 다 하세요?”
“그럼요 난 30만 구민의 심부름꾼이요. 구민이 원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할거요.”
함께 간 슝 교수가 말한다.
“맞아요. 역시 구청장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요. 그야말로 절로 구청장이 되는 게 아니란 말이요!”
“예 감사합니다. 교수님 저는 절로 흥이나고, 절로 재미가 납니다. 특히 오늘은 100세 어른 10분을 모시는 아주 기분이 좋은날인걸요.”
그류와 슝 교수 일행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강당으로 들어섰다. 행사장 좌석배치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예전의 행사장 입구에는 담당직원들이 접수를 했으나 오늘은 이절로 청장이 직접 방문객을 반겼다. 그리고 강당 무대에는 100세 어른 10명이 꽃을 가슴에 매단 채 나란히 방문객을 마주보며 앉아 있었다. 그리고 금방 입구에서 입장객을 맞던 이절로 청장이 행사 사회를 보는 게 아닌가? 어디 그 뿐인가? 대전시 다놓아 시장과 시의장, 시의원, 구의장, 구의원 등이 맨 뒤에 두 손을 모은 체 겸손하게 서 있었다.
그리고는 이절로 청장이 먼저 100세 이상의 어른 한 분, 한 분을 연세순서로 소개하고는 맨 뒤에 서 있는 시장과 의원들에게 큰 절을 시키고 있었다.
“자, 지금부터 제가 호명하는 분은 여기 소개된 어른 앞에서 큰절을 하시기 바랍니다.”
첫 번째는 중구에서 가장 연세가 많으신 109세의 목동 김하늘 어른이 소개되고 큰 절은 다놓아 시장이 했다. 다음은 문창동 107세의 이천세 할머니에게는 김관영의 시의장이, 또 106세의 어른인 박건강 어른에게는 이우운 의장 등이 순서로 큰 절을 하였다. 그리고는 끝으로 대흥동 사는 101세의 쌍둥이 할머니에게는 이절로 청장이 큰 절을 넙죽 올리는 게 아닌가? 그러자 장내에서는 큰 박수가 쏟아진다.
“와 , 짝짝짝--- 내 생전에 이런 모습은 처음봐요.”
“맞아요. 이런 보기좋은 아름다운 모습을. . . . . . ”
이날 행사는 푸짐한 선물과 식사를 대접하였고, 이 어른들을 집에까지 시장, 구청장, 의원들이 손수 운전하여 집에까지 모셔다 주었다. 그류는 무릅을 쳤다.
“오, 역발상의 아름다움이여! 중구가 변하고 있구나!”
(다음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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