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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매트메니저 2006. 4. 17. 00:13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 안도현
어제도 
나는 강가에 나가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당신이 오시려나, 하고요
보고 싶어도
보고 싶다는 말은 
가슴으로 눌러 두고
당신 계시는 쪽 
하늘 바라보며 혼자 울었습니다
강물도 
제 울음소리를 
들키지 않고
강가에 물자국만 
남겨 놓고 흘러갔습니다
당신하고 
떨어져 사는 동안
강둑에 철마다 
꽃이 피었다가 져도
나는 이별 때문에 
서러워하지 않았습니다
꽃 진 자리에는 
어김없이 도란도란 
열매가 맺히는 것을
해마다 나는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이별은 
풀잎 끝에 앉았다가 가는 
물잠자리의 날개처럼 
가벼운 것임을
당신을 기다리며 알았습니다
물에 비친 
산 그림자 속에서 들려오던
그 뻐꾸기 소리가 
당신이었던가요
내 발끝을 마구 간질이던 
그 잔물결들이 
당신이었던가요
온종일 햇볕을 끌어안고 뒹굴다가
몸이 따끈따끈해진 
그 많은 조약돌들이
아아, 
바로 당신이었던가요?
당신을 사랑했으나 
나는 한 번도 
당신을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오늘은 강가에 나가 쌀을 씻으며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 밥 한 그릇 
맛있게 자시는 거 보려고요
숟가락 위에 
자반 고등어 한 점 올려 드리려고요
거 참 잘 먹었네, 
그 말씀 한 마디 들으려고요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음악과 시와 그리움

출처 : 음악과 시와 그리움
글쓴이 : 행복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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