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의 예술 혼이여 영원하라.”
행위예술가 류환씨(44)가 7일 대전시립미술관에서 비디오아티스트 고(故) 백남준을 추모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백남준의 작품 프렉탈 거북선 앞에서 펼쳐진 이날 류씨의 추모행위는 생전 고인이 추구하던 파괴를 통한 재창조의 예술철학을 재조명했다.
퍼포먼스는 크게 4막으로 이뤄졌다. 첫 무대는 사람을 흰 천으로 덮고 줄로 감싼 뒤 우산을 씌운 살아있는 입상(立像) 제작으로 시작됐다. 우산은 자연이 환경파괴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는 모습으로 고인이 즐겨 쓰던 문명, 인간, 생명 등의 주제를 나타냈다.
둘째 장에서는 류씨가 흰 물감을 뒤집어 쓴 자신의 나체 상반신을 비디오테이프와 전선줄로 감는 행위가 연출됐다. 고인의 작품세계를 상징하는 물건들로 백남준의 예술생애를 재현해보였다.
이어 비너스 석고상을 황토물감으로 칠한 뒤 톱으로 머리, 허리 등을 과격하게 잘라냈다. ‘미술이 꼭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다. 파괴도 미술이다’라는 백남준의 말을 상징적으로 구현해 보였다는 게 류씨의 설명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손가락을 깨물어 낸 피로 영정사진 백남준의 입술에 스마일을 그리며 고인의 예술혼을 기렸다.
그는 “백남준은 생전에 죠셉보이스, 9·11테러희생자 등을 위한 추모공연을 벌여왔다. 나도 그의 뜻과 예술사상을 실천하기 위해 처음으로 이번 추모공연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朴鄭植 기자>
<박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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