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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밥과 강소주

매트메니저 2007. 5. 11. 04:56
남은밥과 강소주

 

                                            나은


당에서 흔히 하는 말이 ‘하꼬비’ 와 ‘짬빱’ 이다. 하꼬비는 일본말로 물건을 나르는 사람을 자칭하는 것이다. 우리말은 나름이, 나르는 이, 운송원이다. 군대에서 사용하는 말 중에도 ‘잔빵, 짬빱’ 이 있다. 잔빵은 일본말 잔반을 우리말처럼 사용하면서 된소리를 낸 것인데 우리말로는 대궁밥, 남은밥, 밥찌게 이다.

극장 영화관 공연장 따위 문간에서 입장권 초대권 같은 것을 받는 사람을 아직도 ‘기도’ 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기도는 일본말로 한자 목호(木戶)를 사용한다. 우리말은 문지기, 집표원, 수표원 이다. 가요계에서는 아직도 ‘노래취입’ 이라는 말을 씁니다. 일본말 후레이레 를 그대로 쓰는 것인데 우리말은 노래녹음 이다.

‘깡소주’는 가벼운 주머니에 깡다구(깡)를 안주삼아 쓸쓸히 마시는 소주이다. 어떤 이는 비싼 안주 대신 ‘새우깡’을 놓고 마시는 소주가 깡소주라고 한다. ‘깡소주’는 ‘강소주’가 강하게 표현된 말이다. 그냥 안주 없이 마시는 술이 ‘강술’이고, 안주없이 마시는 소주가 ‘강소주’다. 국과 찬이 없이 맨밥으로 먹는 밥이 ‘강밥’이듯 말이다.

접두사 ‘강-’은 강추위, 강더위 등에서 ‘호된, 심한’의 뜻으로 사용. 강울음, 강호령 등에서는 ‘억지스러운’ 뜻으로 쓰인다. 강기침, 강서리 등에서는 ‘마른, 물기가 없는’의 뜻으로 쓰인다. 시중에 판매되는 ‘새우깡’ ‘감자깡’ ‘고구마깡’ 등의 ‘-깡’은 처음 나온 제품명을 따라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지 특별한 의미는 없다.